2015.11.06.

진상고객 되기 참 쉽다, 진상 뜻 ?

 

잊을만하면 한번씩 터지는 진상고객의 갑질 논란.

사실상 새로운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슈가 되긴 하나,

기존의 사건들이 한번씩 언급되며

그 진상 이슈 항목 리스트만 추가로 하나씩 늘어나고

기사화나 블로그 포스팅 되다가 금새 사라진다.

 

물론 원래 상습적인 블랙 컨슈머도 있겠지만,

예기치 못한 특별한 상황에 처했을 때,

스스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바로바로 분출하는 분노조절 미숙아도 있겠다.

우울증 자가진단 테스트, 분노조절장애 테스트 GO

 

그리고,

어제의 나처럼,

앞에서는 아무말도 못하고 돌아와

조용히 고객센터에 불만 글을 남기는 사람도 있겠다.

물론, 입에 담지 못할 말이나 욕을 쓴 것도 아니고

이러이러한 상황에 대해 불편/불쾌했다였지만,

이를 전달받은 해당은행 해당지점 직원들은

어찌됐건 불만 글을 남긴 것만으로도 나를 진상이라고 여기겠지.

 

신규 통장을 개설한 날 저녁에 전화가 와서는

자신이 빠뜨린 내 SMS 본인인증을 직접 와서 해야하니 내일 꼭 오라고 전화가 와서

다음날 들러 번호표 뽑고 기다리다가 내 차례되서 이러이러한 일로 왔다하니

그럼 그 창구 가서 하라고 해서 기다렸다가,

오라고 한 직원이 다른 고객일이 바빠서 못한다고 옆 창구에서 하라고 해서 갔더니 바쁘다고 기다리라 무시,

그리고 다시 돌아와 기다리니, 내 번호표 치워버리고 뒤에 온 다른 고객을 호출하는 똥매너.

오래서 갔더니 자기 일 아니다/바쁘다/개무시 등으로 창구 세 곳에서 다 빠꾸 당하고

저리가서 기다리라던 창구에서는 내 다음 번호나 호출...

어차피 사라져버린 내 번호표에 어쩌라는 건가... 애매모호민망하다 열받아 어쩔줄몰라하다 가서

저...제 순서인데요... 라고 소심하게 한 마디하니 그 창구에선 나몰라식... 멀뚱하게 쳐다보고 무시.

그냥 나와버리니 바쁘다는 담당직원이 뒤늦게 날 찾는 전화... 하길래 받지않으니

문자 안내로 "그냥 돌아가시게해서 죄송하다,

알고보니 굳이 안와도 되고 콜센터로 처리하면 되는 거였다"고 똥개 훈련 정점을 찍은...

결국 갈 필요조차 없었다니...???

이젠 그냥 참아야겠지. 요즘 세상에 어디서든 돌출된 드러나는 언행을 한다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하니까. 

상황들은 천차만별이겠지만,

단순하게 분류해보면 크게 3가지로 나뉠 것이다.

1. 누가봐도 고객 잘못

2. 누가봐도 직원/회사 잘못

3. 애매, 누가봐도 양쪽 잘못

 

그런데, 사실은 위 3가지 중 하나로 진상 사건의 발생 원인이 명확하다 하더라도

그에 따른 반응과 행동, 후속 상황들에 따라 손가락질 받는 대상은 바뀔 수도 있다.

말 한마디, 표정 하나, 행동 하나, 그리고 이를 본 주변 누군가의 시선에 따라.

워낙 보는 눈이 많은 세상이다보니, 어떤 부분이 더 부각되고 축소되고 곡해되기도 한다.

나중에라도 오해가 풀린다면 다행이지만, 세상에 얼마나 억울한 사연들이 많은가.

 

그래서.

아무런 잘못 없이 충분히 불쾌한 부당한 대우를 받고

바로 항의하거나 상황을 정리하지 못하고 소심하게

온라인 고객상담란에 불만상황을 남기는 정도로 마무리.

그러자 바로 은행대표번호로부터 전화 연락이 와서 굳이 받지 않았다.

사과를 받으려고 남긴 것은 아니고,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바란다는 의미일 뿐이었다.

그냥 나는 이러이러한 상황에서 불편/불쾌했다였는데,

분명 나보다 한참 윗 연배일/ 그리고 아무런 잘못조차 없는 지점장이 보낸 긴 사죄의 문자가

굳이 과하게 장문의 극존칭으로 도착해 오히려 더 당황스럽고 불편해졌다.

어쩔 수 없이 고객센터에 글을 남겨 불편을 드리게되었네요...라는

의미없는 문자 대꾸를 예의바르게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드는 생각.

그 은행에서 혹시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했다 하더라도

그 은행 내부에서 나는 아마도 진.상.고.객.일 것이다.

평온한 하루 일과 중, 본사에서 고객센터 불만글로 연락을 받았으니, 그것만으로도 불쾌해 할 것이다.

100% 그들의 잘못이어도 불만글을 남긴 이상 나는 이미 진.상.고.객. 

 

원래 뼛속부터의 오리지널 진상고객도 있겠지만,

어떤 진상고객은 불친절하고 사람 봐가며 차별하는 오리지널 진상직원으로부터도 만들어진다.

억울하지만, 어차피 한 번 보고 말 사람들...이라며 앞으로는 고객센터에도 남기지말고 그냥 삭혀야겠다.

 

울 엄마한테 얘기하니,

그런 것들이 다 있냐 하면서... 날 보고... 그러니까 어디든 좀 신경써서 잘 차려입고 다녀야지

그렇게 시커멓게 하고 다니면 무시당한다 ㅜㅜ 고... 날 디스... 나 그렇게 후지지 않았는데...

대부분 친절한 은행이란 곳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 황당.

웬지 문득 낙엽에 젖은 이끼가 더 부럽...

 

가장 자주 쓰이는 의미보다('진상 조사를 하다'의 '眞相' 같은 의미)

요근래 사회적 이슈 때문에 더 자주 오르내리는

진상의 의미는 바로 아래의 한자 進上이다.

 

진상. 進上.

(1) 지방의 특산물을 임금이나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바침.

(2) 허름하고 나쁜 물건을 속되게 이르는 말.

 

같은 한글/같은 한자 임에도

막상 전혀 달라보이는 듯 같은 의미?인 사전을 찾아보니 웃음이 나오긴 한다.

그런데 아래 풀이내용을 보니 무슨 뜻인지 알만도 하다...

 

 진상. 進上.


進은 '올리다'라는 뜻으로 쓰였고,
上은 '임금'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進上은 '임금에게 올리다'라는 뜻으로,
지방의 특산물을 임금이나 높은 지위의 사람에게 바치는 것을 이르던 말이다.

 

임금에게 進上하는 물건은

당연히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최상의 특산품을 엄선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進上은 꼬챙이에 꿰고 人情(인정)은 바리로 싣는다'라는 속담처럼,

직접 자기와 이해관계에 있는 일에 더 마음을 쓰기 마련이다.

즉, 임금에게 進上하는 물건은 꼬챙이에 꿸 만큼 적고,

직접 자기와 이해관계에 있는 관원에게 주는 뇌물은 바리로 실을 만큼 많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임금에게 進上하는 물건이 관원에게 주는 뇌물만 못한다는 데서,
進上은 허름하고 나쁜 물건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뜻한다.

 

[출처] 원광대교수/김태주/ YBM bizhanj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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