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4

날이 얼추 풀렸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이라 한다

 

3월 3일 아침엔 여전한 찬 기운이 겉 옷 옷깃을 여미게 했는데,

오후에는 어느 덧 봄 기운이 완연한 하루였다.

 

흐리고 볕이 나는 하늘이 종일 반복되다가

마침내 적절한 선에서 타협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더 빠른 속도로 걸었다면 땀이 날 수도 있을 정도의 굿바이 겨울.

오늘 그대로 내일의 볕색을 예측 가늠하며 잠들려 하는 무렵...

 

오늘 마감뉴스를 보니,

금요일인 오늘도 어제보다 기온이 좀더 올라가는 따뜻한 대낮이 되겠지만,

늦은 오후 저녁에는 점차 비가 내릴 것이고

이번 주말에는 해동기 비 소식이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이 예보가 맞는다고 가정한다면, 아마 이번 비가 그치면 진정한 봄의 길목으로 들어서긴 할 것이다.

 

무채색을 선호하던 내게, 어른들은 나중에 나이들면 취향이 밝고 화사한 것으로 바뀔 것이라고들 했지만,

나는 여전히 무채색을 선호하고, 어둔 하늘에 열광하며,

다가올 봄보다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그 시절을 늘 그리워한다. 아직도 한참 어린가보다.

지금의 나는 온 몸에 힘이 풀려, 다시 긴긴 어둠의 터널로 들어선 느낌이다.

정리되지않고 해결되지않은 모든 상황 속에서 새 봄만이 개화 중이다.

나와는 별개의 세상이 자꾸만 더욱더 빠르게 펼쳐지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느껴지는 이질감 만큼 내 인생 시계도 더디 가는가 보다.

 

날이 얼추 풀렸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인가 보다.

오래도록 풀리지 않고 있는 이런 저런 주변 상황들처럼.

실질적 겨울이 끝나도 내 마음 속 겨울은 한동안 지속될 모양이다.

굳이 볕이 들지 않아도 되는 내가 좋아하는 겨울이어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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