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4

SBS 스페셜, 개저씨의 대중화

 

매주 토요일 밤 본방 혹은 늦게라도 푹pooq 다시보기로 잘 보는 "그것이 알고싶다"가 끝나면,

꼭 바로 다음날인 일요일 밤 11시에 방송될 SBS스페셜의 광고가 이어진다.

대부분은 그 몇십초의 광고만 보면 대충 뭔 주제의 다큐인지 알만하다.

다양한 희노애락 이슈나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나름 재미있게 구성하려고 노력한 방송이라는 것은 알지만,

솔직히 이상하게도 나와는 별로 맞지 않는 것 같다.

광고를 본 기억으로 볼만한가... 하여  간혹 고정 채널인 YTN에서 SBS로 돌려보지만

금새 흥미를 잃고 채널을 돌리거나 다시 YTN으로 돌려놓기 일쑤다.

 

오늘은(이미 자정이 넘어 어제가 되버렸다) 그냥 틀어놓고 끈기있게 끝까지 봤다.

저런 제목으로 시작해서 마무리가 어떻게 되는가 궁금해서였다.

 

드라마 "미생"에서 전형적인 개저씨였던 마부장 역할로 분했던 배우 손종학이

내레이션, 에피소드 연기 등을 맡아 스페셜을 이끌었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물론, 오늘 SBS 방송 이전에 "개저씨"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인터넷 기사 같은데서 본 기억은 있으나,

굳이 정확한 의미를 찾아보거나 구체적으로 검색을 해본적은 없었는데,

오늘 방송에서는 굳이 제목부터 "개저씨"에 방송 내내 반복되어,

오히려 그 뜻을 정확히 잘 모르거나 익숙하지 않았던 그리고 일부러 찾아보지 않았던 일반 시청자들에게조차

"개저씨"란 표현을 널리 알린 꼴이 되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아쉬운 부분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회사 포함 바깥 세상에서 머무르고 접촉하는 모든 사람과 장소에서

오늘 방송이 보여준 "개저씨"를 계속 만나게 될 수 밖에는 없겠지만,

나 역시도 회사생활 속에서 간간히 경험한 기억이 있는 익숙한 "개저씨" 언행 장면들은

딱히 명확한 해결책이나 구제방법이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물론, 서로서로 조심하고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고 배려하자는 취지는 알겠지만)

오늘 SBS 스페셜 역시 마무리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유는, 아마도, 방송 초반의 각종 개저씨 관련 피해 증언들과

실험 관찰 인터뷰 등 주요 내용들 사이에 강한 연결고리 없이 좀 따로 노는 듯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애썼으나, 결과적으로는 에필로그를 통해

"개저씨가 되지 않기 위한 수칙" 전해주고 그대로 끝.

 

 

굳이 자세히 몰라도 될 혹은 모르고 싶은 표현 덕분에

여기서 파생되는 또다른 신조어들이 자꾸 더생겨서 혼란스러울 것만 같아 염려된다.

뭐 이미 어디서건 다들 존재하는 표현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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