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29

블로그 운영이 가끔 두렵다

 

내 속에 잠재된 표현의 본능을,

여러가지 온라인 툴에 의해서 표출하며,

지인 혹은 불특정 다수의 남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Social Network Services/Sites라는 그것들.

관련하여 꽤 예전에 어디선가 우연히 본 글을 짧고 굵은 특징적 표현을 캡쳐해둔 것이 있다.

 

카카오스토리는 '나 이렇게 잘 먹고 있다'
블로그는 '난 이만큼 잘났다'
페이스북은 '나 이만큼 잘 살고 있다'

 

위 내용과 비교해본다면,

나는 카스를 하고 있지 않다.

나는 페북을 서핑 혹은 간간히 "좋아요" 클릭 용도로만 사용 중이다.

나는 블로그에서 딱히 잘난 척 안하고 이렇게 혼자 놀고 있다. ㅋ

그래서, 위의 3개 문장은 일정 부분 맞는 것도 같고 잘 모르겠는 것도 있고, 틀린 것/달라진 것도 있는 것 같다.

캡쳐 당시 친구에게 이런 글이 있다고 보여줬더니 바로 하는 말이 "딱이다, 맞는 말이네~"였긴 하다.

 

이 중에서 내가 유독 블로그에 더 친숙한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면,

덜 즉흥적이며, 좀더 시간의 여유를 갖고 두고두고 생각할 수 있는 좀더 사적인 자유가 주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누가 뭐라하든 그저 내가 쓰고싶은 것이나, 알고 싶은 정보, 궁금한 사항들을

내가 하고 싶은대로 정리할 수 있다는 느림의 미학이 존재한다는 것은,

요즘같은 빠름빠름 시대에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여백의 미를 더해주기 때문에 더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두고두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이고,

정리 시간이 길어지면 생각이 바뀌어 처음 생각했던 의도와 다른 결론이 나기도 한다.

가끔 생각한다.

나는 왜 블로그를 하고 있는가.

처음 의도와 생각이 지금도 유효한 것인가.

지금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블로그를 꾸역꾸역 채워나가고 있는 것인가.

회사에서 업무상 보고해야하는 경우도 아니니, 굳이 답을 찾을 필요는 없다.

그저 숨쉴 공간, 매일 업데이트 되는 alive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할 뿐이다.

 

물론, 간간히 각 포탈의 메인에 선택되어 강제적으로 노출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블로그는 혼자만의 공간처럼 대체적으로 음지에 잘 숨겨져있다가

누군가가 찾는 내용이 검색되어 보여지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서 갈린다.

1. 검색노출공감추천을 일순위로 희망하는 블로그와   2. 그런 것에 개의치않는 지극히 개인적인 블로그.

 

요즘은 1번이 대부분일 것이다.

사적이건 공적이건 중요한 포인트일 것이다.

온라인상의 바이럴마케팅이 각 기업체의 홍보마케팅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꽤 오래된 현실이다.

또한, 개인이라도 구글애드센스 등 수익광고를 달아놨다면 방문자 조회수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2번의 경우는 온라인상의 일기장이나 진배없다.

다만, 일기장이라고 할지라도, 정말 외부에 공개되서는 안될 내용물을 여과없이 보냈다가는 요즘같은 세상에 큰일난다.

 

결국 1,2번 모두 타인에게 피해를 입혀서도 안되고, 스스로 굳이 오픈하면 안되는 사항을 온라인 상에 퍼뜨리지 않는다.

비공개나 서로이웃 등의 장치들이 있겠지만, 해킹 등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적정 수위와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며 지속한다는 것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매번 포스팅 전에 한번 더 고민해야하는 사안이다.

 

그런 면에서는 100% 완벽하게 속생각을 쓸 수 없다는 답답한 단점도 있긴 하다.

이런 생각 자체도 좀 웃기긴 하다.

어쨌건 블로그를 운영(?) 유지 하고 있고, 애드센스에 텐핑까지 달았는데 말이다.

 

나 역시 애드센스를 단 이후부터는 1번에 가까운 2번이 된 것 같다.

남들이 추천하는 각종 주요 포탈의 웹마스터도구에 사이트맵 등을 등록하는 기본적인 장치를 넣어두었다.

그리고 뭐 때에 따라서 주로 내가 보고 들은 것이나 꽂힌 것들 생각난 것들 혹은 둘러보는 사이트들로부터의 정보들, 간간히 내 생각들을 올려본다.

나머지는 그때 그때 다르다.

 

간간히 내가 보고 꽂친 드라마나 TV교양프로 몇 개 포스팅을 했다가 엄청난 유입이 일시적으로 이루어질 때도 있다.

그냥 보고난 후 뭔가 쓰고싶어 포스팅을 했는데 하루 밤새 갑자기 급상승에 놀랍다.

그러나 보지않았거나 관심없는 것들은 올리지 않는다. 모든 사회문화적 issue가 내게도 모두 이슈가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창피하게도(?) 나는 이런 글에도 애드센스 코드를 넣는다. 텐핑도 넣는다. 이왕 플러그인이나 코드를 만들어 둔 것이니 그냥 다 넣는다.

가식적이고 이상하겠지만 이것 역시 때때로 부끄럽다.


 

오늘은 다시 약간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10년 넘게 늘 사용해온 온라인 상의 아이디나 닉네임들이 몇 개 있다.

예전에 다양한 활동을 많이해서 그때 당시 이용해오던 아이디가 뻔했다.

좋아하는 음악, 영화, 도서 리뷰를 하며 한참 열심히 해오며

지인들과도 댓글로 교류해오던 네이버 블로그가 한 아이디로 연결되있었다.

다시는 절대 연락하고 싶지않은 옛 지인이 익숙한 내 아이디를 일부러 찾아내어

블로그 안부글 메모 쪽지 메일로 연락을 계속 취해와 결국 전체 비공개로 블로그를 닫았다.

30개가 넘는 배경음악들이 아깝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네이버는 한 주민번호(?) 당 최대 3개까지 아이디를 만들 수 있었는데,

이미 full이었고, 네이버의 속도감에 지칠 무렵이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2008~9년에 넘어왔던 티스토리.

네이버보다 폐쇄적인 느낌, 조회수나 공감에 연연할 필요없는 분위기가 내게 더 와닿았고 편안했다. ㅋㅋ

 

2~300개의 포스팅을 꾸준히 해오다 2012년 경 멈춰놓은 가장 아끼는 아까운 티스토리.

아끼는 이유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알파벳 조합의 전혀 새로운 아이디이기도 하고,

몇몇 개의 초기 공개(no발행) 포스팅을 빼고는,

비공개로 전환한 네이버에서 옮겨온 것들과

좋아하는 음악.영화.도서.공연 등에 관한 경험과 생각의 기록들을 비공개로 혼자 심취해 써놓아서이다.ㅋ

비공개글이 훨씬 많기 때문에 과거 어느 지점에서의 내 생각과 관심정보들을 다시 읽어보면 마음이 정화되기도 한다.

이 티스토리 로그인 정보와 다르기 때문에 귀찮아서 관리자모드로 들어가는 일은 어쩌다인데, 오늘 오랜만에 로그인을 해봤다.

그간의 히스토리를 보면 일 조회수는 1~10 미만이다. 아예 0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온라인 상의 내 기억 창고 같은 곳이다.

 

오늘 어색하고 두려운 유입로그 키워드가 조회수 1을 기록하고 있었다.

사전에 존재하는 영어단어도 아니고, 내가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여 알파벳을 조합해서 만들어낸,

내 제 2의 이름과도 같은 고유 아이디가 누군가에 의해서 조회되어 내 기억 창고 티스토리로 유입되었다. 유일한 조회수 "1"로.

또 다시 무서워졌다. 그나마 몇 개 있던 공개글도 모두 비공개로 전환했다.

절대 연락하고 싶지않은 지인이 현재의 내 생각들이나 관심사를 들춰보는 것이 싫은 것 같다.

아닐 수도 있겠지만, 사전에 존재하는 단어이기도 하고... 웬지 느낌이 꺼림칙한 것은 사실이다.

한 친구는 내 이러한 걱정을 연예인병 아냐? 아무도 너한테 관심없어, 블로그 같은 걸 뭐하러 하냐? 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ㅋ 그런데 원래 하던 짓이라 끊기는 어려운 것 같다. ㅋ

 

다행히(?), 이 티스토리는 과거의 내 아이디나 닉네임과 전혀 연결이 되있지 않다.

또한 과거와는 달리, 그 어떤 지인에게도 이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때문에, 과거의/평소의 내가 드러날 수 있는 글과 사진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물론 몇 개는 있다. ㅋ) 

그래서 기존에 운영하던 블로그들과 비교해볼 때, 가장 나다운 것과 거리가 먼 이 jobbing이 현재진행 중이다.

 

이쯤되면 내가 혹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의뭉스러운 걸... 나는 어리숙함을 가장한 엉큼일까.

 

그냥 뭐 싫은 건 싫은 거다. 나는 보통 사람보다 싫은 건 너무 더 싫고 좋은 건 너무 더 좋은 경향이 있을 뿐.

물론 이러한 성향들은 분노조절이 잘 안되어 좀더 나이들면 많이 위험할 것 같긴 하다. 아직은 소심하게 소극적으로 인지 단계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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