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0.
갑작스런 천둥번개 그리고 비.

 

​조금 을씨년스러운 가을 바람이 온몸을 휘감긴했지만,
분명 볕이 화창한 아침이었는데...
한 두시간 만에 갑작스런 빗방울 천둥번개 그리고 비가 내린다.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멍하니 앉아
빗소리에 귀기울여본다.
아쉽게도 순수한 빗소리 자체만 만날 수 없다.
옆 차선 차량들이 빗줄기와 만들어내는 콜라보레이션 협연이 ...? 웬걸, 더 경쾌하다.

- 군데군데 조금씩 패인 도로에 고인 빗물을
타이어로 경쾌하게 치고 나가는 소리
- 떨어지는 빗방울을 전면유리로 과감히 부딪혀
미처 자력으로 떨어지기도 전에 즉사시키는 소리
- 어떤 빗방울은 차량 지붕이나 본넷에 그대로 싣고 달려주니
내려달라 아우성, 혹은 신나게 드라이브를 즐기는 듯한 그들만의 소리

일종의 에코효과일까.
한적한 도로 갓길은 더더욱 큰 울림이 느껴진다.
꼭꼭 닫은 창문 너머로도 충분히 강력한 사운드가 내 귀를 사로잡는다.
혼자만의 멜로디가 울려퍼지고
더이상 열정적으로 음악에 심취하지 못하는 내게 이런 색다른 즐거움은 내 삶의 또다른 원동력이 될 것이다.

아쉽게도 오늘 이 짧은 음악회의 마무리는
앰블런스의 사이렌소리가 강렬하게 장식해주네.

 

다시 볕이 난다.
비는 멈추고 하늘이 열리고 있다.
잠시 심심했던가,
그래서 심술궂게 천둥번개비를 보냈던가.
거짓말처럼 말짱한 하늘이 되어가고 있다.
도로 곳곳의 빗방울 잔해가 오늘의 산 증인이 되었다.
아마도 곧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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