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3.

누런콧물.천식.독감예방접종.따뜻한물한잔.

 

일교차가 심한 날이나,

찬바람이 서늘함을 느끼게 해줄 때면

내게 가장 불편한 증세 중 하나는 감기 전조 증상이다.

올 여름-가을 이 변화무쌍한 환절기에도 변함없이

코막힘.목감기.콧물이 기온따라 한시적으로 오간다.

극심한 감기의 전조 증상일 뿐,

감기까지 다다르지 않은 채,

그 직전에서 내 온 몸을 휘감으며 오래도록 가늘고 길게 괴롭혀댄다.

언제부터인가 이것은 감기가 아니라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의 한 종류라는 의사도 있다.

모두가 그때그때 말이 다르니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더이상 진료 받고 검사 받을 여력도 여유도 없다.

그래서 나 혼자 스스로 깨쳐서 대처하는 수 밖에 없다.

기온이 조금 떨어지는 오후 저녁~밤으로 이어지는 차가운 공기에 단 한번도 제대로 저항하지 못한 채

스스로 만들어진 콧물인지 가래인지 내 목구멍 깊숙히에서 이도저도 못하게 들락거린다.

숨이 막혀 헛기침이나 콜록콜록을 크게 해보지만 여간해서는 뻥뚫릴 일 없이 새벽녘까지 그 불편한 이물감은 지속된다.

때문에 잠들기 전 양치 때에도 오히려 구역질이 자주 나고 제대로 마무리를 못하게 된다.

 

이러다 어느 순간 숨을 쉬지 못하고 쓰러진 채로 발견되지 않을까 겁이 날 때도 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매년 10월 쯤 시작되는 독감예방접종을 최대한 빨리 하는 편이다.

이거 하나 맞는다고 내게 할당된 감기 바이러스가 올 겨울 나를 피해갈 리는 만무하다.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며칠 전에는 태어나 처음으로 길거리(?)에서 독감예방접종을 했다.

그래도 꼴에 주사랍시고, 그 날 하루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다소 피곤했던 것은 사실이다.

아니, 내 상태가 별로여서 더 그런 느낌이었을 수도.

독감예방접종 보다도 내가 맹신하는 것은, 잠들기 전 따뜻한물한잔이다. 꽤 오래 전부터.

설탕물은 주로 대낮에 사무실이나 저녁무렵에.(ㅎㅎ 지금도 마시고 있는 설탕물)

그리고 잠들기 전에는 따뜻한 물 한 컵을 반쯤 마시고,

그대로 다음날 아침에 눈뜨면 식은 물 반컵을 다 마시는 편이다. 

잠들기 전의 따뜻한 물한잔의 효과일지는 모르지만,

나는 최근 2년 정도는 그 이전에 내가 늘상 당해왔던 극심한 감기의 초절정 괴로움을 피할 수 있었다.

이는 미스테리한 일이긴 하나, 따지고 보면,

최대한 코, 입, 목 등 호흡기와 관련한 부위들을 찬바람에 노출시키지않기위한 과한 노력을 함께 하긴 했다.

정통 감기에 안 걸린 대신, 지난 겨울 부터 자꾸 누런콧물이 아침이나 밤에 한번씩 있다.

내 어린시절은 기억에 안나나 주변에 있는 가족들 중 어린아이들의 누런콧물은 많이 봐왔던 것 같다.

계속 흐르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한번 풀면 그 뿐이다. 대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 진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래도 잠들기전과 잠에서 깬 후 마치 종교의식을 치루는 듯 경건한 마음으로

이(더러운?)것을 나에게서 분리시키고 나면 이후로 반나절 이상은 목구멍을 괴롭히는 이물감에서 다소 벗어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오늘은 볼일이 있어 아침땡땡이로 대형마트에 들렀다.

두 세 달에 한 두 번 정도 내가 좋아하는 반찬용 쥐취포 등등이 땡기는 편이다. 오늘이 그날이었나보다.

저번에 샀던 것은 사라지고 포장이 바뀐 것인지 또 새롭다. 같은 건가...? 기억력이 젬병이라...

딱히 돈들여 비닐을 사지도 않기에, 그냥 바로 내 가방에 3봉을 넣으니,

가방 안에 건어물 비린내가 진동을 한다. 나쁘진 않다. 내가 먹을 거니까.

 

지나는 길에 물 없이 쓰는 데톨 손세정제를 샀다.

좀 신기했다. 내가 이걸 사게 되다니.

한번씩 잊을만하면 하나씩 사두긴 하는데,

지난번에 살 타이밍에 터진 메르스 때문에 온갖 슈퍼 마트가 텅텅비고 품절사태가 지속되었었다.

결국 다른 회사에서 나온 세정제를 사서 써봤는데, 이제 살 때가 되어 집어 들었다.

 

 

 

 

간만에 진열대에 꽉꽉 들어찬 데톨들을 보니 뭐 반갑긴 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제 오늘 메르스 환자 양성 재발... 접촉자 격리... 등의 메르스 관련 기사들이 다시 화제이다.

이제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는 감기나 호흡기 관련 질환자들이 가장 힘든 가을 겨울이고,

만약 이 시기에 다시 메르스가 퍼진다면 아마도 더 겉잡을 수 없을 것만 같다.

그리고 데톨 진열대도 다시 품절 사태가 일어날 것 같다. 조만간.

제발 다시 오진이었기를... 더이상 아무도 메르스로 희생되거나 어려움을 당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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