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6.

용인 캣맘 사건, 초딩의 실수?

 

지난 10월 8일 오후 4시 40분께,
경기 용인 수지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고양이집을 만들던 50대 여성이

아파트 상층부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숨졌고,

함께 있던 20대가 크게 다치는 사건이 있었다.

 

숨진 50대 여성은 집없이 떠도는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이른바 '캣맘'이며,
다친 20대 역시 함께 고양이를 돌보던 이웃 주민이었다.

 

벽돌이 혼자 떨어졌을 리는 없기 때문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는데,
주변 CCTV 탐문에, 벽돌에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용의자의 DNA 검출을 위해 주민조사까지 했으나

사건의 실마리는 미궁에 빠지는 듯 했다.

지속적인 탐문조사를 통해 드디어 용의자가 붙잡혔는데,
놀랍게도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초등학생이었다.

 

[관련기사] '캣맘' 사건 "낙하속도 놀이하다가"…미성년자로 처벌 못해

 

이 초등학생 용의자는 사건 당일 오후,
친구들과 해당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옥상에서 물체를 던지면 무엇이 먼저 떨어질까' 놀이를 하던 중
옥상에 놓여있는 벽돌을 떨어뜨려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아이라 조사를 거듭할수록 진술은 번복되고 말이 달라질 것이다.

 

사유야 어찌됐건 사람이 죽었는데,
만 14세 이하의 형사 미성년자여서 형사 입건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아무리 어린아이라 해도

유가족 입장에서는 한없이 원통할 것이다.

14세 이하면 살인을 저질러도 무죄인가.

14세 이하라고 해도 이런 중죄를 저지른 아이들을 위한 교화 프로그램이라도 있어야 할 것이다.

부모에게 책임을 지워야 한다는 의견도 많지만, 그럴만한 관련법도 없을 뿐더러, 그게 과연 최선책인지 의구심이 든다.

자기자신으로 인해 부모가 처벌을 받는다고 해서, 그 아이가 잘못을 뉘우치고 개선되리라는 보장 또한 없는 것이다. 
10살 초등학생이면 알만큼 다 컸는데 굳이 옥상에서 보이지도 않는 벽돌 떨어뜨리기 놀이를 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벽돌 낙하 놀이였다면 던지면서 벽돌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분명이 아래를 확인했을 것이다.

정말 놀이 그 자체였다면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사람이 없을 때 던졌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분명히 2명의 사람이 화단에 있는 것을 봤을 것이다.

게다가 한명은 사망 한명은 크게 다친 사안이라면, 두사람을 노리고 던진 것이 맞다고 본다.

이것은 분명 사람 맞추기 놀이를 한 것일 것이다.

그냥 단순하게 떨어뜨린 것이라면 사람 둘이 모두 벽돌에 맞았을 리는 없을 것이다.

일부러라도 맞추기는 힘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내 생각일 뿐이지만.

 

(사실은 그런 것을 던지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야 하고, 철저히 처벌 되어야 한다.

어렸을 때 아파트 단지 안을 지나는 어린 내 바로 앞에 떨어진 물 폭탄이 갑자기 떠올랐다.

크린랩 같은 투명 비닐에 물을 한 가닥 넣어 묶어서 누군가 아파트 위에서 나를 향해 던진 것이었는데,

그 당시 머리에 맞았다면 어린 나도 크게 다쳤을 지도 모르겠다.

내 발 앞에서 터진 물 비닐로 옷에 물이 튀었긴 했는데,

만약 그게 더러운 오물이거나 다른 이상한 액체였다면 더 끔찍했을 것 같다.

게다가 귀가 찢어질 정도로 퍽 하고 터지는 소리마저 폭탄 터지는 것처럼 공포스러웠으니...

그리고 위를 쳐다보니 내 또래 혹은 나보다 조금 커보이는 남자애들이 낄낄대고 웃다가

(긴 복도가 쭉 있는 아파트였는데) 복도 난간 아래로 머리를 쏙 두더지잡기처럼 감췄었다.

이후로 같은 무리인지 다른 무리인지 두세번 더 그 물폭탄이 내 발 앞에 떨어졌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매우 위험한 순간들이었던 것 같다.

아마도 그때의 기억이 성인이 되어서도 위에서 갑자기 뭐가 떨어질까봐 한번씩 오싹한 느낌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그 무엇도 위에서 던져지면 엄청난 가속도가 붙기 때문에 절대로 던져져서는 안된다.

그것이 벽돌이건 물폭탄이건....하다못해 휴지 한 조각도...  인간이 해서는 안될 짓이다.)

 

다만, 이 초등학생은, 벽돌이라는 것이 그 정도 높이에서 엄청난 가속도가 붙어

사람을 죽게할만큼 끔찍한 살인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혹시 아예 몰랐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믿고 싶다.

아마도 그냥 사람이 맞으면 "아야" 정도 아플거라고 생각하고 장난을 치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아니면 정말 말 그대로 순수하게 낙하놀이였을 수도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낙하놀이를 가르치면서 주의사항을 제대로 일러주지 않은 학교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일까.

어린 아이들이 대낮에 옥상에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도록 방치한 아파트 관리실의 책임일까.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사건이다.
누군가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또다른 제2, 제3의 캣맘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겠는가.

 

하지만, 늘 그렇듯이 이러다가 피해자는 뒷전, 그냥 대충 급마무리 되겠지.

그리고 다른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사건들이 뒤를 잇겠지.

늘 그래왔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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