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27.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 bullshit !

 

직장생활 하면서, 혹은 인간관계 속에서 자주 듣는 말 중의 하나인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표현은 한마디로 bullshit 이다.

 

bullshit  뜻  ① 엉터리!  ② 거짓말!  ③ 허튼 소리를 하다

 

 

회사에서의 예를 들어보자.

누가봐도 업무역량이 안되는 김과장이,

내부 사정에 의해 긴급 승진을 해서 팀장급 차장이 되었다.

얼마 못 버티겠지? 그래도 혹시 모르지... 등 new 김팀장에 대해 알게모르게 뒷말들이 오갈 것이다.

처음하는 팀장이니만큼 팀원들에 대한 통솔력 등 리더십도 또한 그와 함께 업무 역량에 대해서도 힘에 부칠 것이다.

제대로 된 팀장 역할을 해나가는데에 소요되는 시간은 개인마다 천차만별일 것이다.

이 상황에서 회사는,

그저 단순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통상적인 관용어구에 기대어 옆에서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

끝까지 믿고 기다려주는 회사, 중간에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다시 제자리로 돌려보내거나/혹은 내치는 회사도 꽤 많다.

회사 입장에서는 그전에 과장으로서는 그나마 괜찮았는데,

팀장을 시켜보니 여엉 계속 데리고 있기가 애매하다고 판단이 되어 이를 확인사살 시켜주는 경우도 발생한다.

무엇보다 김팀장 본인 스스로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거나, 아무리해도 정말 일이 잘 안 풀리면

스스로 이 자리를 포기하는 경우가 정말 수도 없이 많다.

 

 

 

이러한 상황 역시 이직사유 중 하나로 많이 등장한다.

 

그도 그럴 것이, 조용히 묵묵히 근속을 해온 회사에서 나를 믿고 파격적인 중책을 맡겼는데,

내가 충분히 제대로 해내지 못해서, 이미 회사 대내외적으로 평판에 금이 가고,

아, 저 사람은 팀장감이 아니구나 라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으로,

나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아무도 알지 못하는 새로운 터전을 알아보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의 좌절감과 스트레스란...

 

사실은 그래서, 얼마나 적합한 자리여야 하는지... 그 자리에 정말 맞는 사람인지... 가 매우 중요하다.

즉,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자리가 주어지더라도,

그것은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진 말도 안되는... 이라기보다는,

기본적으로 내부적인 평가와 고민이 만들어낸 어느 정도 적합한 자리이기는 할 것이다.

다만, 그 자리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스스로가 그것을 해낼 수 있는지 여부는

본인 스스로가 사실 가장 적나라하게 잘 알 것이라 생각된다.

 

위와 같은 연유로,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은

사실은 이런 [어느 정도 적합한]이라는 의미들이 모두 포괄적으로 내포되어있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단순히 전혀 생뚱맞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고 주장하고 우기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 자리는 원래부터 그 사람을 위한 자리였다라는 말이 맞을 것이다.

 

물론, 간혹 생각지도/기대하지도 않았던 사람이,

자리를 내주자마자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며 업무성과를 내는 경우도 많다.

사실상 그들은 언젠가 그들의 자리가 될 그 자리를 염두해두고 묵묵히 발톱을 감추었던

그 자리가 기다려왔던 사람들이었을 확률이 매우 높다.

 

자리를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포기하거나 강제 하차하는 경우엔,

안타깝지만 그 자리가 만들 사람이 애초부터 당신이 아니었을 것이다. 잠시 착각한 것이었을 것이다.

 

 

예전에 아주 어렸을 때부터 어르신들이 많이 얘기해오던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직장생활 속에서 인내와 끈기와 참을성이 매우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였던 고릿적 속담이나 마찬가지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시대에서 사람을 만들어 주는 자리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스스로 어떠한 목표 - 그 자리에 서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자기계발을 해온 사람만이

사람을 만들어 주는 그 자리의 주인이 될 것이다. 견뎌낼 수 있고 유지할 수 있다면 도전하면 된다. 그뿐이다.

 

아...또 고리타분한 귀결이긴 하다.... 그러나, 이것이 숨겨진 사실이라고 믿어의심치 않는다. 그냥 내 생각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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