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30
한 번에 하나씩
업무상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 중인 경우,
서로 다른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그 때는 그랬던 것 같다.
지금 돌아보면,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하고는 있었으되,
분명 그 순간 순간에는, 한 번에 하나씩 빨리 빨리 마무리 지어왔던 것 같다.
그리하여, 그 몇가지 일들을 모두 끝내고 해당되는 일정 시간과 일정 기간을 평가했을 때
그 정해진 시간 동안 여러가지 일을 잘 해내는 멀티 플레이어라고 스스로 착각했던 것 같다.
물론 일의 경중과 존재감, 그리고 어떤 관점이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예를 들어,
길을 걸으면서 전화통화 중이다.
식사를 하면서 TV를 시청한다.
이런 류들도 분명 두가지 일을 동시에 한다는 의미이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할지 안할지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제외다.
현재 업무 특성 상,
어떤 날은 (고리타분한 표현이지만) 몸이 3개라도 모자란 정신없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전혀 또다른 일에 매달려 보기도 한다.
물론, 내가 선택해서 죽어라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다 내팽게치고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더 많은 자유가 주어졌으되 그 중압감은 몇 배 이상, 없던 두통과 우울증(아직은 아닐 수도ㅎㅎ)은 덤이다.
한 번에 하나씩.
지금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이다.
한 번에 하나씩 모든 일이 그렇게 깔끔하게 좀 마무리 되고
새로운 기분으로 다음 스텝으로 쉽게 넘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상하게도 끝나지 않을 일들이 지지부진하게 지속되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기분좋게 상상했던 내 인생의 그림이 아니어서 많이 당황스럽다.
홀로이 투정도 부려보고, 쉬이 지치기도 하다가,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보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지쳐가는 것은 100% 나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진실이다.
처한 환경과 공적/사적인 주변인들과의 관계 등으로 인해
기본적인 자유에 제약 사항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간은 혼자일 수 없고, 누구나 사회 속에서 뭔가를 함께 해나가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안다.
그러나 같은 조건에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개개인의 체감온도는 천차만별일 것이다.
때문에, 고민해봐도 별 뾰족한 수는 없다.
그래서 한번씩 여기저기에 앙탈을 부려본다.
그리고 다시 심기일전 할 수 있다.
뭔말? 오늘따라 헛소리 작렬이다.
아마 뒷골이 땡기고 등목줄기로 한기가 느껴진 날이어서
더더욱 한 번에 하나씩! 끝내고 싶다고 그리고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않다!고
내 속 깊숙한 곳에서 외치는 소리를 외면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이렇게라도 타이핑을 해두면 그 소리가 조금이라도 위로받기를... 바라마지 않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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