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15

긴 여행 후유증 극복 중

 

사실 그리 길지도 않았으나,

현재 내가 처한 상황과 환경, 여러가지 여건을 따져볼 때

마음이 부담을 안고 무리하여 떠났던 꽤 긴 여행이었다.

단 2주.

내 발로 걸어다녔던 2주.

지금도 요동치는 내 마음 속 깊은 그 어디메로의 여행 4주.

아직도 여전히 헤매고 있다.

 

실질적 여행 직후에는 돌아오자마자 큰 변화가 있었다.

몇년간 질척댔던 분노의 공적 관계를 청산했고,

또다른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 애쓰기 시작했다.

 

나라 안팎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으나,

팍팍한 일개 하층민의 일상을 맨 뒤로 하고

어딘가에서 모두와 함께 하기에는 나는 참으로 거시기하다.

 

지금 나는 과연 어디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힘들게 고군분투하던 주인공들이

마침내 빛을 향해 나아가는 해피한 결말을

나는 끝끝내 맞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현실을 이제서야 뒤늦게 체감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 큰 꿈을 목표로 하여 지레 겁먹고 포기하기보다는

하나하나 소박하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최적의 나 자신으로 다시 되돌아와야 될 것 같다.

늘 그랬듯이 그럴 수 있으리라 믿는다.

 

잠깐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들어

잠시 길을 잃었으나,

이제야 현실을 직시하고,

더이상 휘둘리지 말자고,

잃어버린 시간들을 다시금 차곡차곡 쌓아나가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 해보는 지금.

나 몰래 이미 와버린 봄,

그러나 아직은 일교차가 큰 겨울에서 봄으로의 길목 그 어디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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